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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INTERVIEW | 인디의 발견 | DAUM 뮤직] 야야 ‘인간의 실존적 외로움을 노래한다’ WITH 이경준 평론가
작성자 夜夜 (ip:)
  • 평점 0점  
  • 작성일 2022-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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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121


야야 ‘인간의 실존적 외로움을 노래한다’

돌이켜보면, 야야(Yaya)와 만난 건 헬로루키 경연 때였다. 작은 체구로 무대를 휘저으며 에너지를 발산하는 저 보컬리스트가 누구일까 궁금했고, 그 열정에 반해 짤막한 글도 쓴 적 있었다. 월드뮤직, 재즈, 카바레 뮤직, 아방가르드 팝을 절묘하게 배합한 음악에 반했고, 그걸 풀어내는 방식에 또 한 번 감탄했다. 그러다가 한동안 그녀와 그녀의 밴드를 잊고 있었다. 솔직히 1집의 방법론에 조금 실망했기 때문이라고 부연해 둔다. 그러다가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그녀의 소포모어 앨범이 발매되었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소식을 듣지 못한 친구의 안부를 들은 것만큼 반가웠다. 수 차례 모니터를 하고, 기쁜 마음으로 인터뷰를 잡았다. 이제 ‘둘’에서 ‘하나’로 줄었지만, 음악의 품은 더 넓어져 있었다.

다음 이달의 앨범 http://music.daum.net/album/main?album_id=715639

무대에서 몇 번 본 적은 있지만 실물을 대한 건 처음이다. 반갑다. 그간 어떻게 지냈나?
반갑다. 계속 작업하면서 지냈다. 영화보고 책 읽고.

밴드 시스템에서 솔로로 정비하고 낸 1호 음반이다. 느낌이 어떤가?

특별한 계기는 없었다. 솔로로 나오는 건 밴드를 시작할 때부터 고민했던 문제다. 예전엔 혼자 하는 게 겁이 났었다. 홍대에서 여자 솔로 뮤지션으로 활동하자면 이런저런 핸디캡이 많다. 그래서 시야(Siya)를 끌고 출발했던 거였고. 그렇긴 한데, 밴드를 할 때도 작사, 작곡, 편곡 다 내가 했으니 뭐 특별히 달라진 건 없는 것 같다.

 

얼마 전 ‘비욘드 케이팝’에 출연했던 것으로 아는데, 출연이 좀 의외였는데 그날 무대는 어땠나?

무대에 오르기 전엔 걱정이 많았다. 아무래도 박진영이나 10cm팬으로 가득할 것 같았으니까. 또 사람들이 내 음악을 듣고 놀랄 것 같았거든. 하지만 의외로 잘 감상해주셨다.

‘헬로루키’ 경연시절부터 봐왔던지라 1집 [곡예]때는 다소 실망하기도 했는데, 이번 음반은 사운드가 제자리를 잡았다고 보였다.
그랬나? 나는 개인적으로 1집도 좋긴 했다. 주지하다시피 [곡예]는 월드뮤직을 기반으로 한 음반이었다. 그랬더니 사람들 사이에 야야는 난해하고 어려운 음악을 한다는 인상이 강하게 박히더라고. 우리 딴에는 누구나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음악이라고 생각해서 그렇게 했던 건데 말이지. 그래서 이번 음반 작업하면서는 굳이 남을 배려하지 말고, 나 하고 싶은 대로 해보려고 노력했다. 작업도 더 치밀하게 했고. 아무래도 그런 것들이 반영된 결과물 아닐까?

2년 만에 음반을 냈으니, 요즘 기준으로 보면 개근하고 있는 학생인 셈이다.
작사, 작곡, 편곡, 프로듀싱, 디자인까지 모두 혼자 해내려면 시간이 꽤 걸렸을 것 같다. 얼마나 작업했나?
그 기간이란 게 좀 애매하다. 학교 다닐 때부터 써 두었던 곡이 많았으니까. 그렇게 작업해 둔 소스들로부터 트랙을 고르는 게 시간이 좀 걸렸지. 기존 작업에서 많이 차용했고, ‘헬로루키’ 때 공모했던 곡도 넣었고, 아예 새로 쓴 곡도 실었다. 내게 앨범을 준비하는 기간이라는 건 작사, 작곡, 편곡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영화를 보고 책 읽는 시간도 다 포함된다. 1집 때 시행착오를 겪어서 그런지, 이번에는 좀 수월하게 작업한 편이다. 물론 스트링이 풍성하게 들어가서 그런지 편곡하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렸다. 하지만 후반부 작업은 수월하게 진행된 편이다.

 

1집 때보다 외국어 가사의 비중이 더 늘었다. 이번 앨범의 성격과도 연관이 있는 변화인가?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기타리스트에게 “왜 이거 일렉트릭 기타로 연주했죠?”라고 묻는 것 같다. 간단히 말하면 이 노래에 한국어보다 영어가 더 잘 어울렸기 때문이다. 또, 발성에 따라 질감이 더 좋은 언어가 외국어였기 때문에 그렇게 작업한 거다. 물론 다른 나라 분들에게 더 알리고 싶어서 영어로 쓴 것도 있다.

신윤철, 김인수, 켄, 성낙원, 고상지, 박주영 등 풍성한 세션 파트가 참여했다. 원래부터 이런 대규모 인원을 동원하는 프로젝트로 음반을 구상했는가?
그렇지는 않았다. 어떻게 보면 남들 하는 것처럼 한 거다. 그들도 현악기, 기타, 그 외 악기파트를 감안하고 작업하지 않는가. 지극히 평범한 건데, 이를 두고 거창한 프로젝트라고 느껴 본 적은 없다.

신윤철이 기타에 참여한 ‘Truth’를 비롯해, 블루스는 물론 메탈의 요소도 추가되었고 앨범이 전반적으로 더 로킹(rocking)해진 것 같다.
잘 봤다. 원래 트립합을 좋아한다. 1집에선 앨범 색채 탓에 아쉽게도 (트립합을) 넣지 못했는데, 이번엔 내가 잘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고 싶었다. 트립합과 록을 먼저 내세우고, 거기에 클래식, 재즈, 월드뮤직을 덧칠해봤다. 이게 그 결과물이다.

컬트, 느와르, 드라마, 에로, 판타지, 풍자극까지 앨범은 총 여섯 파트로 나눠진다. 이게 하나의 스토리로 연결되는 것 같은데 창작자의 입장에서 자세히 설명해줄 수 있나?
앨범은 옴니버스적 구성을 갖는다. 내 인생에 대한 옴니버스. 영화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내 삶을 영화 장르별로 분절해보고 그에 맞는 스토리를 넣어 엮어 보고 싶었다. 각 장르는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말하고 있는 건 “인간의 외로움”이다. 실존적 외로움.

곡의 제목을 보자. ‘살인자, 파괴자, 유령, 뱀, 마녀’. 모두 주류의 범주에서는 한 발짝 벗어난 존재들을 다루고 있다. 흥미롭게 보고 들었다.
유명한 살인마들을 떠올려 본적 있다. 그 사람들과 나의 공통된 바는 “모두 관심 받지 못하고 소외된 사람들”이라는 점이었다. [슬픈 광대를 위한 발라드]라는 스페인 영화를 보면, “내가 만약 광대가 되지 않았다면, 살인마가 되었을 것”이라는 대사가 나오는데 그에 무척 공감했다. 꼭 나한테 하는 말 같았거든. 살인마 이야기는 실제로 이번 앨범에도 들어갔다. ‘살인자의 노래’ 말이다. 그 곡은 영화 [메이]를 모티프로 삼은 곡이다. 공포영화로 분류되고 있지만, 내겐 오히려 슬픈 드라마처럼 다가왔던 영화다. 이번 앨범의 제목 [잔혹영화]도 그렇다. ‘잔혹’이 붙었기 때문에 자칫 공포물로 분류될 수도 있지만, 내부를 관찰하면 다른 게 보일 수 있다는 뜻을 담아 붙인 거다. 전술했듯, ‘유령’도 그렇고 ‘살인마’도 그렇고 모든 게 외로움에 대한 것이다. 음, 이걸 영화 장르로 풀어놓으면 사람들이 이해하기 더 쉽지 않을까 싶어서 그렇게 했는데,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 당황스럽긴 하다.

삽입된 여섯 개의 이야기들은 모두 자전적인 경험으로부터 나온 것 같은데, 맞나?
그렇다. 내 곡들은 모두 경험에 기반하고 있는 것들이다. 다행히 그걸 음악으로 쏟아내고 있기 때문에 살인마가 되지 않은 것 같다.(웃음)

그런 경험을 털어놓는 것이 선뜻 내키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쓰면서 펑펑 울었다. 친구들에게 “이거 말해도 될까?”라고 물어보기도 했다. 예로 부클릿을 보면 집에 불이 났던 일화가 있는데, 이거 정말 친한 친구 말고는 털어놓은 적이 없었던 에피소드다. 하지만 곰곰이 곱씹어 보니 “이런 거 아니라도 내 스토리는 많다. 이건 나의 일부일 뿐이다”고 여겨지더라고. 또 한편으로는 나를 ‘기가 센 여자’라고 바라보는 세상의 편견에 대해 알고 보면 야야가 “여리고 아픔 많은 사람”이라는 걸 알려주고 싶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번 음반은 전에 무대에서 말했던 ‘음악으로 복수하고 싶다’라는 말을 구현한 것인가?
그건 어느 정도 장난 식으로 말한 면도 있다.(웃음) 어느 기자분이 이번 음반을 두고 “하나의 살풀이인 것 같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어느 정도 공감하는 바가 있다. 나는 어느 누군가를 위해 음악을 하는 사람은 아니다. 또 음악으로 누군가를 치유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 그럴 자격도 없고 말이지. 이건 음악으로, 앨범을 통해 울어버린 거다. 만약 이 음반을 들은 네가 자극이 되었다면 “같이 울자!” 정도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 같다. 그냥 있는 그대로 날 내려놓은 거지. 이건 음악이니까. 만약 누군가를 죽이고 싶었다고 해서 그를 죽일 수는 없지 않나.

학창시절의 상처가 야야에게 끼친 영향이 컸던 것 같다.
맞다. 원래는 미술로 예고를 가려고 했는데 막상 시험은 보지 않았다. 그래서 다른 학교로 진학했는데, 적응이 안 됐다. 자퇴하려고까지 했었다. 그때도 밴드를 하고 있었는데, 소속사 사장님이 학교에 나가지 않아도 되도록 조치해주셔서 졸업은 어떻게 했다. 그 때가 떠오른다. 그분은 나를 “한국의 에이브릴 라빈(Avril Lavigne)”으로 키우고 싶어하셨는데, 나는 마릴린 맨슨(Marilyn Manson)에 빠져 있었으니.(웃음)

야야의 글귀 중에 ‘신경 쓰지 말라’는 시선이 내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구절이 인상 깊었다. 어쩌면 이거 무슨 느낌인지 알 것 같다.
이거 ‘탑밴드’ 때겠지? 자세히 말해 줄 수 있나?
그때 힘들었다. 악플 때문에 정신과 치료도 받을 정도였으니까. 트라우마가 어느 정도나면 지금도 혼자서는 지하철을 타지 못한다. 밖에 나가는 것도 무섭고. 그런 일이 있을 때 주변에선 “신경 쓰지 마. 괜찮아. 힘내. 원래 그런 애들이잖아”라는 식으로 위로랍시고 말을 건넸었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운동장에서 일진들에게 괴롭힘을 당할 때 나를 불쌍하게 쳐다보던 수많은 시선들이 오버랩됐다. 그거랑 비슷한 기분이었다. 그런 게 너무 싫었다. 오히려 크라잉 넛(Crying Nut) 인수 오빠가 “이번에 제대로 또라이가 하나 나왔군. 그게 내 동생이라 너무 자랑스러워”라고 전했던 말이 더 고마웠다.

상처를 후비는 것 같아 미안하지만, ‘불협화음’, ‘위험한 음악’이라는 악평도 받고 그랬다.
음악의 완성도를 떠나 야야 음악이 경연대회 스타일은 아니라고 보는 쪽인데, 본인도 그와 유사한 반응이 나오리라고 어느 정도 예상한 부분은 있지 않았나?
그런 건 아무렇지도 않다고 예상했다. 그런데 이 정도 반응이 나올 줄은 몰랐다. ‘불협’이라는 표현이란 내 음악이 “틀렸다”는 것 아닌가. 나는 “틀리지 않았다”는 자신감이 있었으니까 그 자리에 선 거다. “이상하다, 난해하다”거나, 그런 어구들은 단순히 기분 나쁘고 말 수도 있었는데, “틀렸다”는 어휘는 크나큰 상처가 되었다. 내 노력을 무화(無化)시킨 처사 같았다. 나는 야야를 하려고 모든 걸 걸었다. 재즈 피아노 학원도 다니고, 밸리 댄스도 배우고 그 과정을 이루 말하지 못한다. 야야하기 전에도 음반을 내자는 분도 있었다. 그런데 내가 거절했다. 대비가 아직 덜 되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야야의 시동을 건 것은 그 무렵 자신이 생겼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상태에서 나갔어도 과연 그런 대우를 받았을까? 앤디 워홀(Andy Warhol)의 명언 중에 “일단 유명해저라. 그러면 똥을 싸도 박수를 칠 것이다”는 말이 있다. 딱 그게 적용되는 케이스 아니었나 싶다.

꼭 타이틀이 ‘영화’라서 그런 건 아니고, 귀로만 감상할 수 있는 음반은 아닌 듯하다.
특히 본인과 유사한 경험을 했다거나, 어느 정도 동일시가 가능한 사람들에게는 시각적 상상력이 중요한 감상 포인트가 될 것 같은데.
맞다. 원래 미술을 좋아해서 그런지 음악과 미술이 개별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하나의 작품에는 모든 예술이 동시에 작용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나는 음악을 들을 때 장면을 상상하고, 그림을 봐도 배경음악을 떠올린다. 늘 그런 식으로 작업을 한다.

싱글 ‘Night Hero’가 앨범에 들어가지 않은 것은 다분히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앨범 콘셉트와 어울리지 않다는 판단이지 않았나? 그 곡 참 아까웠는데 말이다.
그렇다. 좀 아깝긴 하다. 나름 신경을 써서 대중성을 불어넣은 곡인데 말이지. 그렇긴 해도 이 앨범과 성격이 다르다는 점에는 동의한다. 혹자들은 그 곡을 듣고 “아니, 왜 1집과 다른 방향으로 갔느냐?”고 묻는데, 나는 반대다. 오히려 야야가 이런 음악도 할 수 있다고 봐 준다면 좋을 것 같다.

‘축제’가 참 좋다. 축 처지는 분위기와 제목의 센스 있는 조합부터 말이다. 사실 전혀 축제가 아니다.(웃음) 이런 의외성 있는 발상이 야야가 가진 큰 매력인 것 같다.
이 곡에선 토속적인 느낌을 가미하고 싶었다. 월드뮤직을 들으면서 특히 악기 소리 아무것도 들어가지 않은 원초적인 음악, 원주민 음악에 꽂혀 있었다. 주변의 새 소리나 바람 소리까지 다 녹음된 것 말이다. 간만에 큰 자극을 받았고, 그런 느낌을 앨범에 담아내고 싶었다. 특히 “아아아~~”하는 원주민들의 울부짖음이 슬펐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그건 ‘war song(전쟁노래)’이었다. 원 가사의 내용은 “밤이 왔다. 친구들아 다 나와라. 달빛 아래서 춤추자”였는데 내가 그걸 완전히 바꾼 거지.(웃음)

가사는 어느 나라 말인가? 스페인어도 아니고.
이거 내가 창조한 언어다. 야아어(語)라고.(웃음)

신윤철과는 원래 친분이 있었나?
아니다. 신윤철을 그리면서 곡을 썼다. 이게 현대적인 요소가 들어간 트립합인데, 포티쉐드(Portishead), 매시브 어택(Massive Attack)과 차별화가 되려면 그의 빈티지한 기타가 필요할 것 같았다. “3대 기타리스트”라는 클리셰도 있지만, 내가 보기엔 단연코 그의 기타가 최고다. 애초부터 데모 작업부터 그의 톤을 염두어 두고 작업에 들어간 거지. 서로 모르는 상태에서, 곡을 보내 드리면서 참여를 부탁드렸다. 그랬더니 호의적으로, 흔쾌히 승낙해주셨다. 드디어 녹음하는 날 뵙게 되었는데, 이 어려운 기타를 한 번도 안 끊고 원테이크로 연주하시는 게 아닌가. “아, 이분은 천재구나!”(웃음) 내 페이보릿 기타리스트가 장고 라인하르트(Django Leinhardt)와 브라이언 세처(Brian Setzer)였는데, 이제는 신윤철도 그 범주에 들어가게 되었다.(웃음) 그는 한국의 독보적 기타리스트다.

만약 그가 거절했다면?
그랬다면 기타 치는 친구에게 그 흉내를 내달라고 부탁했을 거다.

스타일이 조금 바뀌긴 했지만, 1집 때의 여운이 어느 정도는 지속되는 것 같다. 캬바레 음악이나 클래식 요소가 들어가 있는 것도 그렇고.
이번 음반에 클래식 요소를 더 첨가하긴 했다. 원래 처음 배웠던 음악이 클래식이기도 했고. [잔혹영화]를 하면서 스트링에 대해 더 열심히 파기도 했다. 이래저래 스트레스도 받았고 예민해지기도 했는데, 내가 만든 악보를 남들이 연주해주는 짜릿함 때문에 그 모든걸 다 잊어버렸다.(웃음) 음악 만들고 편곡하는 게 최고로 재미있는 일인 것 같다. 아, 클래식 음악가 중 가장 좋아하는 아티스트는 바흐(Bach)다. 어디 가서 잘난 척 한다고 할까봐 내색은 잘 안했지만.(웃음)

모 평론가는 ‘초대받은 자와 초대받지 못한 자 사이의 온도 차가 극명할 앨범이다’라고 코멘트했는데.
음, 감히 이 앨범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은 머리가 비상한 사람이거나, 인생경험이 풍부한 사람일 거라고 말하고 싶다.

흔히 사람들이 ‘홍대 여자 싱어 송라이터’로 간주하는 음악과는 대척점에 선 음악을 구사한다. ‘홍대 여성’하면 자의든 타의든 어느 정도 이미지가 고착화되는 경향이 있지 않나.
대중들이건 평단이건 특정한 ‘스타일’로 자신을 가둬놓는 것에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을 것 같다.
맞는 말이다. 내겐 여러 가지의 얼굴이 있는데, 그걸 하나로 해석하는 건 좀 문제가 있다고 본다. 흔히 사람들은 나를 두고 “공주보다는 마녀 같은 여자”라고 하는데, 기분이 썩 좋지 많은 않다.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진심을 논한다. 일단 내 음악을 듣고, 보고, 느낀 다음에 그런 말을 했으면 좋겠다. 아, 갑자기 떠오른 게 있다. 만화 [나루토]를 좋아한다. 거기에 등장하는 사막왕자 캐릭터(가아라)가 있는데, 일반적인 만화에서 보자면 ‘악당’ 같은 모습인데 실은 좋은 캐릭터로 등장한다. 사람들이 나를 보는 시선도 그런 게 아닐까? “저 여자는 마녀야!” 악당을 악당으로 규정하는 건 알고 보면 세상이다.

예술가가 세상에 대해 ‘개방적’이어야만 한다고 보지는 않는다. 오히려 ‘폐쇄성’이 좋은 작품의 조건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동의한다. 작품을 통해 사회적 의식을 구현하는 것도 좋지만, 내가 먼저 솔선수범하는 게 낫다고 본다. 나는 철저하게 내 자신을 위해 음악을 한다. 자신에게 솔직하지 않은 사람이 그렇게 개방적인 태도를 취하는 건 믿기지 않는다.

이것도 편견이라면 편견이었는데, 트위터, 블로그 등과 그다지 친하지 않을 것 같았다. 이래저래 쓰고 있는 것 같아 약간 의외였다.

음악을 안 했다면 안 했을 거다. 은근 사람들이 나를 어렵게 보더라.(웃음) 그 때문에 하는 것도 있다. 안할 수 없는 분위기이기도 하고.(웃음)

새 소속사 디 오션의 스타일은 어떤가? 자유방임인가?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잘 모를 수도 있겠고.
아직 정확히 파악되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진 너무 맘에 든다. 일단 뮤지션의 편의를 잘 봐주신다. 이번에 뮤직비디오를 제작했는데, 촬영 갔다가 오는 길에 이사님이 한잔 하신 상태로 “촬영 잘 했냐? 나는 야야를 믿는다. 무조건 잘 할 거야”라며 전화를 주셨더라. 그 말이 감사하게 다가왔다.

음악 외적인 일도 하고 있나? 만약 그렇다면 시간관리가 중요할 것 같다.
원래 웹디자인 쪽으로 일을 했다. 그런데 음반작업하면서 일정량 이상을 놓았다. 홈페이지도 원래 직접 관리했는데, 친구에게 위임했다. 조만간 웹진처럼 구성해볼 계획이고, 내가 하는 모든 걸 여기에 올려서 공유하고자 한다. 문제는 이 친구가 시간을 안 지킨다는 것이다.(웃음)

홈페이지를 눈팅한 적이 있다. 모 그룹의 누군가와 비교되는 것에 대해 격한 분노가 느껴졌는데, 그런 비교가 왜 나왔는지부터 의문이다. 전혀 다른 보컬인데 말이지.
그 팀이 안 좋다거나 나쁘다는 건 아니다. 그런데 일단 여자보컬이 나와서 록음악을 하면 무조건 한국에선 “시이나 링고(Shena Ringo) 아니면 그 밴드”로 규정하고 본다. 나는 시이나 링고라는 뮤지션도 잘 몰랐고 오히려 그 기회에 그녀가 누군지 찾아봤다. 그런데 “이게 뭐가 같다는 거지?” 아마 그녀도 재즈랑 클래식을 좋아하는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 같은 게 아니잖아. 추구하는 바가 전혀 다른데. 이 나라 사람들 중엔 뭔가 새로운 게 등장하면 누군가와 비교하고 대조해야지만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그저 재미있게 들어주고 좋아해주면 안 될까? 이번에 부산에 라이브를 다녀왔는데, 우연히 일본 팀과 담소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들은 나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공연을 봤는데, “오늘 공연 중 가장 인상 깊었다”고 하면서 내 CD를 돈주고 사더라고. 그러면서 “일본에는 이런 음악이 없다”라고 까지 말하더라. 꼭 이런 걸 떠벌이고 싶어서 말하는 게 아니다. “얘 뭐야. 카피캣이네” 이런 사소한 것처럼 보이는 말들이 문제라는 거지. 일전에 어떤 분은 내 블로그까지 찾아와서 “이 밴드 좋아하죠? 이 밴드에게 영향 받은 거 맞지 않느냐?”며 부지런히 댓글을 다시더라. “한번 들어보겠습니다.”고 말했는데, 다음번에 오셔서 그 일을 반복하시더라고, 이제는 나도 귀찮아져서 무시하고 있다.

다음 작품도 그 앨범만을 위해 곡을 쓴다기보다는 이번 앨범과 비슷하게 작업할 계획인가?
그럴 듯. 학교 다닐 때부터 수업은 안 듣고 악보 그리고 곡 쓰고 해서 그런지, 쌓아둔 게 워낙 많다. 편곡만 새로 해서 내놓을 계획이다.

EP 형식은 좋아하지 않나?
애초 [잔혹영화]는 EP로 내려고 했던 음반이다. 그런데 성격이 성격인지라(욕심이 많아서), 작업하다 보니까 이렇게 (풀렝쓰로) 되었다. 만약 EP를 내게 되면 또 다른 컬러의 음반이 출시되겠지.

어쩌면 앞으로 더블 음반을 내지 않을까?
기회가 되면 꼭 해보고 싶다.(웃음)

일단 마음먹으면 곡은 재깍재깍 나오나?
그렇다. 하루에 두세 곡씩 쓴다.

 

http://music.daum.net/musicbar/musicbar/detail?menu_id=0&board_id=4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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