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on 2017년 1월 28일

크라잉넛의 김인수(키보드), 킹스턴루디스카의 성낙원(색소폰), 일단은준석이들의 장도혁(퍼커션), 포스트패닉의 켄(기타), 그리고 반도네오니스트 고상지, 기타리스트 신윤철. 여기에 드러머 시야까지. 이들이 세션으로 참여했다. 세상에 이런 성찬이 없다. 지난 8월 나온 야야의 정규 2집(솔로 체제로서는 1집) ‘잔혹영화’ 얘기다.

보컬 야야와 드러머 시야 체제의 야야는 EBS의 2010년 헬로루키 대상(특별상은 가자미소년단, 인기상은 랄라스윗)을 거머쥐며 강호에 화려하게 입성했다. 밤 야(夜)자 2개를 쓰는 야야다. 그리고는 2011년 9월 이들의 첫 정규앨범 ‘곡예’를 냈고, 2013년부터는 야야 혼자서 야야를 이끌고 있다. 그리고 8월5일 디싱 ‘Night Hero’에 이어 8월28일 나온 게 이 ‘잔혹영화(殘酷映畵)’다. 총 13트랙이 실린 이 앨범은 한마디로 러닝타임 1시간2분짜리 음습이 난무하는 옴니버스 스릴러영화 오리지널사운드트랙. 그 배경은 19세기 웨스턴일 수도 있고 20세기 만주 벌판일 수도 있고 21세기 조명 꺼진 서울일 수도 있다. 무엇이든, 어김없이 등장하는 보컬 야야의 존재감 자체가 잔혹 스릴러니까.

1번트랙 ‘살인자의 노래’. 찬바람이 불고 등장한 낯선 프랑스어 독백. 어느새 올라타는 야야의 보컬, “..I’ll kill you in beauty and bury you with beautiful display..’ 다시 끼어드는 한 남자의 푸념. 이어 키보드, 드럼에 스트링까지. ‘..하얗게 하얗게 부서지는 노래/ 까맣게 패어버린 깊은 땅속에/ 하얗게 조각난 그녀의 몸을 누이니/../ 무거운 구름들만이 하늘에 걸려있네..’ 결국에는 허밍에 교회 종소리 등으로 마무리. 인트로를 이렇게 웅장하고 서늘하게 시작하는 저의가 두렵다. 게다가 6분26초. 고색과 창연의 맛을 살리기 위해 일부러 스크래치와 잡음을 넣은 영화예고편이랄까. 어쨌든 잔혹영화의 시작을 아주 제대로 알린, 소름끼치지만 멋진 트랙.

이어 ‘파괴자’, ‘소설’, ‘Red Devil’s Woman’, ‘유령’, ‘악몽’, ‘I’m A Snake’, ‘붉은 마녀’. 뭐 하나 허투루 들을 수가 없다. 그렇게 놔두질 않는다. 야야의 보컬도 보컬이지만 특히나 스트링을 비롯한 각종 사운드가 적시적재의 효과음처럼 기막히게 삽입된다. 이중 피아노에 중세풍 코러스까지 가세한 ‘Sad Waltz’, 야야의 주고받는 1인2역 보컬 상황극 ‘묘기술’, 이국적 사운드의 향연 ‘축제’는 매번 들을 때마다 다른 느낌을 주는 단편 수작.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유령’은 그동안(앞선 4곡) 숨을 죽였던 드럼이 전면에 나서고 신윤철의 기타가 제4의 등장인물로 지대한 역할을 하는 3분59초짜리 소품이다.

하지만 ‘잔혹영화’라는 타이틀을 건 이번 13편자리 옴니버스 영화의 백미는 2번트랙 ‘Truth’다. 9분12초의 분량도 그렇고, 신윤철의 일렉기타에 이어 곧바로 뛰어드는 야야의 목소리부터가 “단단히 각오하라”를 외치는 듯하다. ‘..but you didn’t know that I could be so cold blooded/ I’ll tell                                                                         you how I feel when I’m in a burning room/ I’ll get you there in an hour, listen to my pain/ You must know the truth and you must realize/ how painful it was to stir that up again and again..’ 그저 노래 한 곡을 들으려다가 이 식은땀 나는 분위기라니. 게다가 숨넘어가는 대목은 정작 따로 있다는 것. ‘..You put me in a fiery pit/ Don’t beg me I hate the way you are..’ 가학적인 대사도 그렇지만, 야야의 끝 갈 곳을 모르는 고음과 샤우팅과 흐느낌이 사운드적으로 최절정, 판타지의 최고봉에 이른다. 여기저기 돋는 이 수많은 소름들!

이렇게 이 앨범은 사실상 2번트랙으로 대미를 맞이한다. 야야가 혼자서 기획, 각본, 촬영, 연출, 음향, 섭외, 성우, 주조연까지 도맡아 한 이 음악영화 ‘잔혹영화’. 한 명의 천재성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작정하고 정규 컨셉트앨범을 만드면 얼마나 무섭게 만들 수 있는지 보여준 2013년의 걸작이다.

이제 이 앨범을 배급한 미러볼뮤직 이창희 대표의 말을 빌려온다. 이런 영화에는 이 타이밍이 제격이다.

“원래 이번 앨범은 정규 2집이 아니었다. 일렉트로닉을 기반으로하는 EP 앨범을 계획했었다. 1집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고 조금은 가볍게 생각했다. 아티스트 본인도 그랬고 제작사도 그랬다. 이미 상당부분 많이 작업된 데모를 들었을 때 기존 야야의 이미지와 다르게 느껴졌다. 새로운 시도에 일조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녹음에 들어갔다. 빠르게 진행되었다. 이미 데모로서는 완벽했기에 본 녹음 때 충분한 참조자료였다. 그런데 조금씩 바뀌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많이 바뀌었고 곧 전부 바뀌었다.

우리가 간과했던 점이 있었다. 그녀는 천재라는 점이다. 게다가 추진력이 무서운 천재였다. 우리의 아방가르드 미녀 천재 뮤지션 야야는 결국 모든 계획을 수정하여 정규 2집을 완성하고 있었다. 녹음 초기 완성본인 일렉트로닉 기반의 곡 중 한 곡인 ‘Night Hero’를 디지털싱글로 먼저 발매하였는데 이 곡은 디지털싱글 출시와 현대카드뮤직 ‘It Tracks’ 앨범으로 수록되었지만 결국 정규 2집에서는 짤렸다. 어쩌면 일렉트로닉 기반의 EP 앨범 제작처럼 처음 의도대로 진행되었다면 이 곡은 안짤렸을텐데…

그러나 어찌되었든 더 완성도 있는 앨범이 나왔다. 영화적인 컨셉트 앨범이며 이를 위해 야야는 영화식의 뮤직비디오를 만들었다. 야야는 자신의 모든 음악을 작사, 작곡, 편곡한다. 아주 자세히 한다. 세션들에게 이러저러한 레퍼런스를 주고 ‘이런 스타일로 고고~’를 외치지 않는다. 그녀는 완벽하게 악보를 그려 각 악기파트에 전달하고 지휘한다. 게다가 이번 앨범의 뮤직비디오는 야야가 직접 감독 겸 주연배우로 등장했다. 천재미녀의 등장이다. 상업적인 관점에서는 매우 우려되는 앨범이나 다행히 우리 회사는 작가적인 관점을 선호한다. 물결치는 장대한 서사극을 선물한 야야를 그래서 선호한다.”

그리고 식은땀 흘렸을 잔혹영화 관객을 위한 분위기 반전 팁. 이창희 대표의 전언이다.

“그런데 그녀는 예뼜다. 게다가 섹시하고 매우 스타일리쉬하다. 그녀의 음악은 결코 밝지 않다. 그러나 공연장의 그녀는 매우 열정적이고 밝다. 사석에서는 재미있고 때론 수다스럽기도 하다.”

 

http://star.mt.co.kr/view/stview.php?no=2013121715502780325&type=1&outlin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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